관곡지, 사계의 숨결

호조벌 들녘에 기대어 피어나는 시간의 연가

연꽃과 철새가 머무는 고요한 문화의 터전

하늘과 땅이 함께 빚은 한 폭의 노래

 

 

관곡지, 사계의 숨결

            김민주

 

 

호조벌 넓은 들녘에 기대어 선 관곡지
옛 숨결 고요히 스민 문화의 터전이여

 

봄이 오면
검은 흙 속 깊은 잠 깨고
연한 숨결로 밀어 올린 연둣빛 새싹
물가에 버린 바람과 더불어 
조심스레 세상을 여는구나!

 

여름이면
화사한 연꽃 무리 무리 피어 
고운 치마폭처럼 물결 위에 번지고
한낮의 햇살 받아 
부끄러움 듯 그러나 당당히 
제 자태를 세상에 내어 맡긴다

 

가을이면
왜가리 흰 날개 물 빛에 스치고
저어새 긴 부리 노을을 저으며 
먼 길 날아온 철새들
고요한 하늘 한 자락 내려앉는다

 

겨울이면 
관곡지 둘레에 소복이 눈이 쌓인 날
말없이 덮인 세월 위로 
사계절의 숨결이 
더욱 또렷하여 
이곳은 한 폭의 그림처럼 
하늘과 땅이 함께 빚은
고요한 노래라네
 

 

 

작성 2026.02.19 17:28 수정 2026.02.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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