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게스트 받나요?”
요즘 생활체육 농구동호회에서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SNS와 단체대화방에는 ‘게스트 모집’, ‘당일 게스트 가능’, ‘게스트 2명 모집’과 같은 공지가 수시로 올라온다. 자신이 정기회원으로 가입한 팀이 아니더라도 참가비를 내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 농구를 즐긴다.지금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과거의 농구동호회 문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20년 넘게 한기범농구교실을 운영하며 생활체육 농구 현장을 지켜온 이형주 교수는 코로나19 전후를 국내 생활체육 농구문화의 중요한 변곡점 가운데 하나로 바라본다.
과거 농구동호회는 ‘소속’이 중요했다. 하나의 팀에 가입하고 정기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며 정해진 요일과 체육관에서 같은 회원들과 운동했다.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에 대한 소속감과 공동체가 형성됐다. 그러나 생활방식이 달라지면서 농구를 즐기는 방법도 달라졌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존 동호회의 운영이 중단되거나 축소됐고, 이후 생활체육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도 모든 동호회가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반면 사설 농구체육관과 소규모 클럽은 증가했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운동할 장소와 사람을 찾는 것은 더욱 쉬워졌다. 과거보다 농구를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생활체육 농구의 질문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어느 팀에서 운동하세요?”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오늘 어디에서 농구하세요?”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고 있다.

새로운 참여방식, ‘게스트’
그 변화 속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문화가 ‘게스트 문화’다. 게스트는 특정 동호회의 정기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 다른 팀의 정기운동이나 연습경기, 대관경기 등에 일회성 또는 반복적으로 참여한다. 운동할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직장인에게는 자신의 일정에 맞춰 농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팀 입장에서도 정기회원만으로 인원이 부족할 때 게스트를 통해 원활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다른 팀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농구 네트워크도 형성된다.
이형주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사람이 부족해서 게스트를 받는 것’으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대인의 생활시간 변화와 개인화된 여가활동, 사설체육시설의 증가, SNS를 통한 연결이 결합하면서 생활체육 농구에서도 새로운 참여문화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변화가 연구가 되다
이형주 교수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한 이러한 변화를 학술적인 질문으로 발전시켰다. “왜 농구동호회에서 게스트가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새로운 문화는 기존 농구동호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이 교수는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생활체육 농구 현장을 관찰하고 정기회원, 게스트 참여자, 팀 운영자 등을 만나 그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수집했다. 그 결과 게스트 문화는 단순한 인원 보충이 아니라 기존의 ‘팀 소속 문화’와 현대의 ‘유동적 참여문화’가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생활체육 농구문화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농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다양해진 것은 생활체육의 관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새로운 참여방식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는 이전에 없었던 관계와 갈등도 함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구를 하는 장소가 변했고, 사람을 만나는 방식이 변했으며, 팀에 참여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게스트가 일상화된 농구동호회에서 기존 정기회원과 게스트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다음 특별기획에서는 게스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농구동호회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갈등을 살펴본다.
[특별기획 ②에서 계속]
#이미지 - 이형주 교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