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 교수 “게스트를 막는 것이 아니라 회원과 게스트가 공존할 수 있는 원칙 필요”
게스트 문화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게스트를 받지 않는 것일까. 이형주 교수의 연구가 제시하는 방향은 다르다. 이미 게스트 문화는 생활체육 농구 현장에서 하나의 참여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단순히 좋고 나쁜 문화로 구분하기보다 변화된 사회환경에서 등장한 새로운 생활체육 참여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근무시간과 생활패턴은 다양해졌고 여가활동 역시 개인의 시간과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정 팀에 가입해 매주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일정에 따라 여러 체육관과 팀을 찾아 운동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참여방식이 어떻게 하나의 코트에서 공존할 수 있는가이다.

첫 번째 원칙, 정기회원이 존중받아야 한다
이형주 교수의 연구에서는 건강한 게스트 문화 정착을 위해 가장 먼저 ‘정기회원 우선 원칙’을 제시했다. 동호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반은 정기회원이다. 회비를 납부하고 정기운동에 참석하며 팀 운영과 각종 행사에 함께해 온 회원들이 게스트 참여로 인해 지속적으로 출전 기회를 잃는다면 장기적으로 팀에 대한 소속감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게스트를 운영하더라도 정기회원의 참여권과 출전 기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원칙이 필요하다.
참가비·인원·출전시간도 미리 알려야
두 번째는 ‘예측 가능한 기준’이다. 연구에서는 게스트 참여 인원 제한을 비롯해 참가비, 출전시간, 경기 매너, 안전수칙 등을 사전에 명확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정기회원의 참석 인원을 먼저 확인한 뒤 부족한 인원만큼 게스트를 모집하거나, 게스트가 참여하기 전에 참가비와 경기 운영방식, 예상 출전시간 등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기준을 사전에 공유하면 게스트 역시 자신이 어떤 조건으로 운동에 참여하는지를 알 수 있고 정기회원과의 불필요한 갈등도 줄일 수 있다.
계속 오는 게스트, 언제까지 게스트일까?
반복 참여자의 회원 전환 기준도 필요하다. 한두 차례 방문하는 게스트와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게스트를 동일하게 바라보기는 어렵다. 일정 횟수 이상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해당 팀의 문화와 운영방식을 공유한다면 정회원 가입을 권유하거나 별도의 준회원 제도를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회비의 문제가 아니다. ‘참여’가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관계를 어떻게 ‘소속’으로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다.
게스트를 위한 규칙만으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게스트 문화는 게스트에게만 규칙을 요구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운영자는 모집 단계부터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정기회원 역시 새로운 참여자를 배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게스트 역시 자신이 다른 팀의 운동문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기존 구성원을 존중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양보가 아니라 서로의 역할과 권리를 인정하는 운영문화다.
현장에서 시작된 질문, 학술연구로 이어지다
이형주 교수의 「생활체육 농구동호회의 게스트 문화에 대한 질적 연구: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중심으로」는 『한국융합과학회지』 2026년 제15권 제7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진행됐으며 정기회원, 게스트 참여자, 팀 운영자 등 12명을 대상으로 15회의 심층면담과 8회의 참여관찰을 실시했다. 게스트 모집 공지와 회비 안내문, 팀 운영 규칙 등 실제 현장의 자료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결과 게스트 문화는 농구 참여의 접근성을 높이고 팀 간 관계망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가진 동시에 정기회원 소외, 실력 중심 운영, 공동체성 약화와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형주 교수는 “게스트 문화를 없애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생활체육 농구의 참여방식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를 인정하면서 그에 맞는 새로운 운영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년 넘게 농구 현장을 지켜보면서 농구를 하는 사람도, 장소도, 참여하는 방식도 계속 변한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현장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를 기록하고 연구해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현장 연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구가 변하면 농구문화도 변한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게스트를 받을 것인가, 받지 않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농구할 것인가. 생활체육 농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소속문화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참여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정기회원과 게스트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농구를 즐기는 참여자로 존중받을 때 게스트 문화 역시 생활체육 농구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농구가 변하면 농구문화도 변한다. 그리고 변화된 문화에는 그에 맞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이형주 교수의 농구문화 특별기획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