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5GW·비용 30% 절감 목표: 유럽이 해상풍력을 전략 인프라로 재편하는 이유

입찰 구조·수익 안정화로 실행력 우선으로 전환된 2026년 정책 변화

공급망·제조 역량의 재편과 한국 기업의 기회와 위험

전력망 통합·HVDC 인프라 수요 증가가 요구하는 전략적 대응

입찰 구조·수익 안정화로 실행력 우선으로 전환된 2026년 정책 변화

 

2026년 4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북해 정상회담에서 유럽 정부들은 해상풍력을 단순한 발전원이 아닌 국가 간 전력을 연결하는 대형 에너지 인프라로 공식 전환하는 정책 결단을 내렸다. 핵심 합의는 세 가지다.

 

2031년부터 2040년까지 매년 15GW의 해상풍력을 건설하고(10년 누적 최소 150GW), 이 중 최소 10GW를 양방향 차액계약(CfD)으로 지원하며, 2040년까지 해상풍력 균등화 발전비용(LCOE)을 2025년 대비 30% 절감한다는 것이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유럽 재생에너지 정책 핸드북 2026'과 WindEurope 보고서는 이를 가리켜 유럽이 '해상풍력 우위 시대(offshore wind supremacy phase)'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 전환은 한국 기업과 산업 정책에 구조적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기한다.

 

유럽이 이 전환을 선택한 첫 번째 근거는 입찰·재원 설계의 근본적 재구성이다. 글로벌데이터의 전력 분석가 아타우라만 오진다람 사이바산(Attaurrahman Ojindaram Saibasan)은 "정부들이 더 이상 최저 가격만을 목표로 입찰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 제한·공급망 제약·복잡한 계통 통합 환경 속에서 대규모로 이행 가능한 균형점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건설 가능성, 허가·계통 연계 가능성, 공급망 조달 능력이 입찰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수주 조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단순 가격 우위로만 승부하던 이전 방식은 입찰 실패율과 사업 지연을 반복해서 낳았으나, 새로운 설계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제로 전개할 수 있는 사업자를 우대한다. 유럽이 최소 10GW를 CfD로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민간 자본만으로는 담보하기 어려운 장기 수익 안정화를 공공정책으로 보강한 사례다.

 

두 번째 근거는 제조·공급망의 현실적 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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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 CEO 비노드 필립(Vinod Philip)은 유럽이 해상풍력 확장 일정을 지연하면 터빈 생산 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결단력 부족이 업계에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유럽의 2030년 목표(120GW)에 현재 약 40GW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제조사들이 수요 신호의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정책의 일관성 부재가 산업 생태계 역량 약화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정책의 일관성과 장기 수요 신호는 제조 투자와 설치선박·케이블·기초구조 등 하부 공급망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촉발할 수 있다. 유럽의 제조 역량이 높은 에너지 비용과 아시아 경쟁사의 가격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점도 이 경고에 무게를 더한다.

 

세 번째 근거는 계통 통합·전력망 설계의 변화다. 이번 합의에는 해상풍력 단지를 단순 발전소가 아니라 국가 간 전력을 연결하는 '메시드 그리드(meshed grid)'와 파워허브(power hub)로 설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대규모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환소, 해저 케이블, 양방향 전력 흐름을 관리할 운영체계가 필수로 요구됨을 뜻한다. 대규모 전력 허브는 단일 국가의 전력 문제를 넘어 지역적 에너지 안보 인프라로 기능하게 된다.

 

북해 정상회담 연사이자 WindEurope의 티네 반 데르 스트라텐(Tinne van der Straeten)은 "유럽은 자체적인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며, 해상풍력이 이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풍력이 가정과 기업의 전기 요금을 낮추고 지정학적 위험과 연료 가격 변동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해상풍력은 발전 기술을 넘어 전력망·해저 인프라·금융 모델이 결합된 거대 프로젝트로 재정의되고 있다.

 

 

공급망·제조 역량의 재편과 한국 기업의 기회와 위험

 

이 전환이 보호주의와 비용 상승을 초래해 외국 업체 진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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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와 지역 우선 조달 조항은 역내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므로 외국 기업에는 진입 문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의 수요 규모(매년 15GW)는 단기적 보호 조치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면 전문화된 제작 능력, 해양 건설 역량, HVDC 설계·시공 능력이 필요하며, 이들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외국 기업은 합작·현지화·기술 제휴를 통해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즉 정책은 외국 기업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이행 가능성'과 '현지화 계획'을 입찰 요구사항으로 삼음으로써 실질적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한국 기업과 정책 입안자에 대한 전략적 함의는 분명하다. 첫째, 단순한 터빈 공급 전략은 한계에 봉착한다.

 

유럽은 이제 '누가 가장 싸게 공급하느냐'보다 '누가 대규모로, 기한 내에, 안전하게 건설하느냐'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둘째, 한국 기업은 기초구조(재래식·콘크리트·강구조물), 해저 케이블, 설치 선박, HVDC·변환소, 시운전·유지보수(O&M) 등 사업 전주기에 걸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금융·리스크 분담 구조에 맞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현지 규제 적응력이 필수 요건이 된다.

 

유럽의 CfD 구조와 허가·환경 규제에 맞춘 사업 모델을 사전에 설계하지 않으면 수주 가능성은 낮다. 정책적 제언은 세 방향으로 압축된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유럽 고객의 '이행 가능성' 기준을 충족할 역량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

 

설계·제작·설치·계통 연계 능력을 통합한 대형 컨소시엄 구성을 촉진하거나, 유럽 현지 파트너와의 기술·자본 제휴를 우선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아울러 해저 전력망·HVDC·스마트그리드 분야의 기술 협력과 표준 적합성 확보를 위해 EU 규격(EN 표준)과 환경 규제에 대한 전문 역량을 지금부터 축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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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전망을 보면, 유럽의 이번 전환은 지역적 에너지 독립성과 산업 정책이 결합된 사례로 자리 잡는다. 대규모 해상풍력과 메시드 그리드는 러시아·중동 등 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동시에 제조·설치 역량의 지역적 집중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한국은 단기 수주 전략보다 중장기 파트너십과 기술·운영 역량 투자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유리하다.

 

전력망 통합·HVDC 인프라 수요 증가가 요구하는 전략적 대응

 

유럽의 해상풍력 전환은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다. 전력망 설계, 산업 정책, 금융 모델이 결합된 전략적 인프라 전환이다.

 

한국의 기업과 정책 입안자는 이 전환을 단기 외화 획득의 기회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술·현장·금융 역량을 통합하는 산업 전략으로 대응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선택은 기술력 확보와 현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장기적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

 

에너지·산업 관련 법률·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개인 또는 기업의 투자·사업 결정의 대체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에너지 관련 투자·사업은 관련 법령(에너지법, 전기사업법, 산업발전법, 탄소중립기본법 등)과 최신 규제·고시를 검토한 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본문에 제시된 정책 전망과 시장 분석은 공개된 자료와 보도에 기반한 해석으로, 실제 투자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관련 법률·고시·국제 규범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FAQ

 

Q. 한국 중소·중견 해상풍력 기업이 유럽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가?

 

A. 유럽의 입찰 평가 기준 중 '이행 가능성'과 '현지화 계획'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재무 역량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 설계·제작·설치·O&M을 아우르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EU 규격과 환경·해양 규제에 대한 준수 방안을 문서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지 파트너 또는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리스크 분담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역량 확보도 필수 요건이다. 글로벌데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입찰자들은 가격보다 실제 건설 실행 능력을 더 중시하므로 레퍼런스 프로젝트와 공급망 조달 이력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Q. 유럽의 CfD 등 수익 안정화 정책이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A. CfD 자체는 수익 안정화를 통해 프로젝트를 촉진하는 수단이며, 반드시 외국 기업 배제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 조달·현지화 요건은 역내 산업 육성을 겨냥하므로 입찰 문서에서 현지 파트너십과 고용 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매년 15GW라는 유럽의 대규모 수요는 역내 공급만으로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외국 기업에게도 규모의 기회가 열려 있다. 현지화 전략과 기술·가격 경쟁력을 결합한 기업은 진입 여지가 충분히 존재하며,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현지 경제 기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Q. '메시드 그리드'와 파워허브 구상이 한국 HVDC·해저 케이블 기업에 주는 기회는 무엇인가?

 

A. 메시드 그리드는 단일 국가 전력망을 넘어 유럽 전역을 연결하는 초고압 해저 송전망을 요구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HVDC 변환소, 대용량 해저 케이블, 실시간 양방향 전력 흐름 관리 시스템 등이 대규모로 필요하다. 한국의 중공업·전력 기업은 이미 국내외 HVDC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 파트너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이 시장에 진출할 기반이 있다. 다만 EU 표준(EN 규격) 인증과 해양 환경 규제 적합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실질적인 수주로 연결될 수 있다.

 

※ 이 기사는 Splash247, WindEurope, GlobalData, MarineLink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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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8.30 08:24 수정 2026.08.3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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