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학교폭력예방신문= 이동훈 기자] 대한민국 대표 역사·관광 도시 경주의 숙박 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연 속 낭만을 즐기던 글램핑장이 최근 화려한 변신을 포장 삼아 가스·전기·구조적 안전 기준을 무시한 '불법 개조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으나, 관리·감독의 주체인 경주시는 실효성 없는 뒷짐 행정으로 일관하며 대형 참사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텐트 안에 유리벽·방화문… '변종 숙박시설'의 실태
최근 경주 지역 일부 글램핑장 및 야영장 업소들은 타 업소와의 차별화와 수익 극대화를 명목으로 텐트 내부를 무단으로 개조하는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연성 소재로 이뤄진 천막 내부에 유리 칸막이와 무거운 방화문을 임의로 설치하는 행위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화염 속에서 유리가 파손될 경우 대피하는 관광객들에게 치명적인 자상과 부상을 입힐 수 있는 구조적 흉기로 작용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부 업소들은 데크와 텐트 내부 공간에 무리하게 상하수도관을 연결해 개별 화장실과 샤워장, 심지어 미니 수영장과 소형 찜질방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폐된 텐트 공간 안에 습기가 상존하고 무분별한 고출력 전기·가스 기기가 맞물리면서 누전 및 대형 화재의 위험은 극에 달하고 있다.
'눈뜨고 코 베이는' 안전 불감증, 화재 시 골든타임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법 개조 글램핑장이 사실상 '움직이는 화약고'와 다름없다고 경고한다.
글램핑 텐트와 내부 인테리어 자재는 화재에 매우 취약해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유독가스와 함께 전소된다. 특히 유리 칸막이 등으로 미로처럼 나뉜 내부 구조는 시야를 가리고 탈출구를 차단해, 정전과 화마가 덮치는 순간 이용객들은 속수무책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 야영장 시설 기준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펜션 수준의 편의시설을 흉내 냈지만, 소방 및 건축 안전 기준은 전혀 충족하지 못한 기형적 형태이기 때문이다.
경주시의 미비한 단속과 방조,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행정 당국인 경주시의 대응은 안일하기 그지없다. 불법 개조 정황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공연하게 확산하고 있음에도, 대대적인 전수조사나 실질적인 단속은 자취를 감췄다. 민원이 접수되면 마지못해 형식적인 현장 확인에 그치거나, 일회성 시정명령을 내리는 데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상적인 허가를 받고 엄격한 소방·건축 법규를 준수하는 인근 적법 숙박업소들은 불법 개조 업소들의 편법 영업으로 인해 공정한 경쟁 질서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역의 한 안전 전문가는 "관광 도시 경주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뒤에야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내놓는다면 그 대가는 도시 이미지 추락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인명 피해가 될 것"이라며, "경주시는 즉각 유관기관과 합동 단속반을 편성해 불법 개조 글램핑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의 영업 폐쇄 및 형사 고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