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기관이 일반 시민을 비밀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터칭(特情)’ 체계와 ‘우젠(物建)’ 방식의 정보원 구축이 실제 공안 업무 체계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지방정부와 공안기관의 공개 자료에는 ‘특정 정보원·비밀 협조자’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명시돼 있으며, 일부 자료는 정치적 안정과 특정 인물의 동향 파악을 위한 ‘특정 정보원’ 구축까지 업무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중국 법률 자체도 국가안보·수사 목적의 정보 수집과 국민·조직의 협조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칭(特情)’은 중국 형사수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용어로, 사회 구성원 가운데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는 비공개 정보원을 의미한다. 중국 형사법 연구자료에서도 특정을 ‘비밀 협조자’ 또는 ‘비밀 수사 인력’으로 설명하며, 수사기관이 사회 구성원 가운데 대상과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해 정보 제공이나 수사 협조를 맡기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국 지방 공안기관의 공개 자료에서도 이러한 체계는 단순한 과거의 관행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2024년 쓰촨성 다저우시 다촨구 공안분국의 예산 성과자료에는 ‘특정(特情) 프로젝트’가 별도 사업으로 기록돼 있으며, 공안의 정치안전 부문이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특정 정보원’을 구축·육성하고 정치안전 관련 정보와 특정 인물의 활동 궤적을 파악하는 업무를 수행했다고 명시돼 있다.
베이징시 공안국 역시 공개된 조직 업무 설명에서 기동수사 부문이 주요 사건과 사회 안정 관련 업무에서 ‘특정 정보원 구축·사용·관리’를 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터칭’이라는 명칭과 관련 업무가 중국 공안의 공식적인 수사·정보 업무 영역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중국의 국가안보 관련 법률은 정보기관과 시민 사이의 협조 관계를 상당히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중국 「국가정보법」 제7조는 모든 조직과 국민이 법에 따라 국가정보 업무를 지원·협조·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는 국가정보기관이 관련 규정에 따라 개인이나 조직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14조 역시 국가정보기관이 필요할 경우 관련 기관·조직·국민에게 지원과 협조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2023년 개정된 중국 「반간첩법」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모든 시민과 조직에 반간첩 업무에 대한 지원·협조 의무를 부과하고, 국가안보기관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개인과 조직의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법률은 국가안보기관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개인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중국에서 정보기관과 일반 시민 사이의 비공개 협조 관계 자체는 법률적·제도적으로 상당 부분 인정돼 있다.
여기에서 다른 민주국가의 정보원 제도와 중국의 문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도 경찰 정보원, 비밀 협조자, 정보기관의 인간정보원(HUMINT)이 존재한다. 범죄조직이나 테러조직 내부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일반인을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특수한 수사기법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원의 활용 대상과 목적, 사법적 통제 수준은 별개의 문제이다.
미국 국무부의 중국 인권보고서 역시 중국 당국이 대규모 감시카메라와 얼굴·보행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일반 시민과 정치적 반대자, 종교인 등을 감시해 왔다는 기존 보고를 소개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역시 신장 지역에서 휴대전화·차량·신분증 등을 이용해 주민의 이동을 추적하고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이 운영됐다고 조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터칭’ 문제는 단순히 “중국에도 경찰 정보원이 있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원 제도가 정치적 반대자나 사회적 비판자 감시에 이용될 경우, 통상적인 범죄수사와 국가권력에 의한 정치적 감시 사이의 경계가 흐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형사사법 구조에 대한 일부 설명도 정교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국 형사소송법상 공안기관이 일정한 요건에서 형사구류를 직접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류 이후 체포가 필요한 경우 공안기관은 검찰에 체포 승인을 요청해야 하며, 인민검찰원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이다.
정보기관이 존재하는 것 자체는 어느 국가에서나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활동의 대상이 범죄와 간첩행위에서 정치적 견해와 사적 인간관계로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독립적인 사법·의회·인권 통제가 충분하지 않다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중국의 ‘터칭’ 논란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제기된다.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정보활동과 국민의 사생활·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감시 사이의 경계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통제하는가라는 의문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