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취재본부] 보령시가 가을철 농촌지역의 불법소각을 예방하고 산불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찾아가는 마을순회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을 운영한다. 사업기간은 10월 16일부터 11월 말까지다.
지원 대상은 산림 인접 농지와 영농부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농·취약계층 농가가 우선이다. 파쇄지원단이 마을을 직접 찾아가 과수 잔가지와 고춧대, 깻대 등 영농부산물을 수거·파쇄하는 방식이다. 신청은 10월 6일까지 농지 소재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받는다.
보령시는 올해 상반기에도 94개 농가, 22ha를 대상으로 파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보면 농촌 현장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행정사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수요가 있었고, 그중 얼마나 처리했으며,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의문이 생긴다. 94농가·22ha, 숫자는 있지만 ‘분모’가 없다.
94농가와 22ha는 사업 실적을 보여주는 숫자다. 그러나 이 숫자만으로 사업의 규모가 충분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전체 신청 농가는 몇 곳이었는가.
전체적으로 영농부산물 처리를 원하는 농가는 얼마나 되는가.
22ha는 보령시 전체 영농부산물 처리 수요의 몇 퍼센트인가.
이 질문에 대한 자료가 함께 제시돼야 94농가·22ha의 의미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신청자가 100농가였다면 94농가 지원은 상당한 수준일 수 있다. 반대로 신청자가 500농가라면 94농가는 전체 수요의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
따라서 절대적인 실적 숫자만 제시하고 전체 수요를 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정책의 충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우선 지원’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인가.
보령시는 산림 인접 농지와 고령농·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시민이 궁금한 것은 그 다음 단계다.
산림 인접 농지는 정확히 어느 범위인가.
고령농은 몇 세부터인가.
취약계층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같은 조건의 신청자가 많으면 누구를 먼저 지원하는가.
신청자가 지원 가능 물량을 넘어설 경우 일반 농가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이러한 세부 기준을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우선 지원’이라는 원칙만으로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정 문제까지 설명되지 않는다.
찾아가는 방식, 편리하지만 처리능력이 핵심이다.
지원단이 농가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은 고령농이나 취약농가에게 편리하다. 농가가 파쇄장비를 별도로 구하거나 직접 운반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찾아가는 방식에는 한계도 있다. 장비가 필요하고 인력이 필요하며 이동시간도 발생한다.
따라서 실제 사업의 규모를 판단하려면 지원단이 몇 개 조인지, 파쇄장비가 몇 대인지, 하루에 얼마나 처리할 수 있는지, 사업기간 전체에 어느 정도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정보가 없다면 신청자가 몰렸을 때 실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사업의 핵심은 ‘파쇄’가 아니라 ‘소각 감소’이다.
이번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영농부산물을 잘게 부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소각을 줄이는 것이다.
농가가 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파쇄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사업의 정책적 목표라면, 사업 종료 후에는 실제로 소각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발표된 내용에는 사업 전후 불법소각 신고나 적발 건수, 영농부산물 소각 관련 산불 발생 변화 등 구체적인 성과지표가 제시돼 있지 않다.
‘큰 호응’도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상반기 사업이 ‘큰 호응’을 얻었다는 설명 역시 객관적으로 검증하려면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신청 농가 수는 얼마였는가.
지원 농가 수는 얼마였는가.
지원받은 농가 가운데 다시 신청한 농가는 몇 곳인가.
농가 만족도는 어느 정도였는가.
파쇄지원으로 실제 노동시간과 처리비용이 얼마나 줄었는가.
이런 자료가 있어야 ‘큰 호응’이라는 표현을 객관적인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10월 16일부터 11월 말까지 사업 운영, 10월 6일까지 신청, 산림 인접 농지 및 고령농·취약계층 우선 지원, 과수 잔가지·고춧대·깻대 등 파쇄 상반기 94농가·22ha 지원은 확인되는 사실이다.
전체 신청 농가 수, 전체 수요 대비 지원 비율, 하반기 목표 처리량, 실제 파쇄량, 지원단과 장비 규모, 신청 초과 시 선정기준, 총사업비, 농가 부담 비용, 불법소각 감소량, 사업 종료 후 실제 성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핵심은 94농가·22ha는 전체 수요의 몇 퍼센트인가? 이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사업 규모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