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이 런웨이가 되듯, 예술로 활발발(活潑潑)하는 농촌 유토피아를 꿈꾼다!

-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곡성의 삶 속으로 더 깊이 스며들다.

-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논두렁 패션쇼

- 도깨비와 두꺼비, 그리고 곡성 사람들이 모으는 쌀

 

[포스터=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는 올해 ‘섬진강별곡 시즌2–자연에 스미다’를 주제로, 곡성 사람들의 오래되고 익숙한 삶의 자리로 스며드는 예술실천을 시작한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함께 말하다”―10월 6일, ‘SIEAF 콜로키움’

 

라틴어 colloquium은 ‘함께’를 뜻하는 *col-, com-*과 ‘말하다’를 뜻하는 loqui에서 비롯된 말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연이 아닌 사람들이 마주 앉아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행위적 담론의 장이다. 

 

10월 6일 오후 3시 곡성 빛마루센터에서 열리는 <SIEAF 콜로키움>에는 “문화예술로 꽃피우는 섬진강권 농촌 유토피아, 가능한가?” 라는 하나의 질문이 놓인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농촌의 현실에서 농촌의 구조적 문제를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다시 질문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의 미래를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다. 예술을 독립된 문화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농업·축산·임업·농촌정책과 연결하여, 지역의 삶과 생태환경을 함께 바라보는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섬진강권의 역사와 설화, 지역문화의 가치, 농촌사회에서 지역 리더가 수행해야 할 역할 등을 논의하며 예술가·주민·행정·전문가가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 기존의 전문가 중심 학술행사에서 벗어나 지역 현장의 목소리와 실천 경험을 담론의 중심에 두는 것이 핵심이다.

 

〈SIEAF 콜로키움〉은 예술적 상상력을 지역정책과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하는 지적 플랫폼으로서, 곡성과 섬진강권의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고 향후 농촌형 글로컬 문화 모델을 모색하는 장기적 담론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곡성 주민이면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사전 의견 접수도 가능하다. 

 

[포스터=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농산물 의상 컨셉 1

 

논과 논 사이의 경계가 런웨이가 되다―10월 10일, 논두렁 패션쇼

10월 10일 오후 3시에는 미실란 생태논에서 논두렁 패션쇼가 펼쳐진다.

 

논두렁은 길이다. 매일 논을 돌며 물꼬를 보고, 벼의 상태를 살피고, 잡초를 제거하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는 길, 기계가 만든 추상적인 선이 아닌, 오랜 시간 사람의 발과 노동이 반복해서 지나가며 만들어진 길, 즉 농부의 몸의 기억이 남아 있는 길이다. 

 

〈논두렁 패션쇼〉는 농촌의 일상과 노동을 예술의 언어로 전환함으로써, 농촌의 정체성과 생태적 장소성을 새로운 문화적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실험이다.

 

무대가 되는 미실란의 생태논은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벼와 흙, 미생물과 곤충, 작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쌀을 생산하는 농경지인 동시에 생명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하나의 생태계다. 그 논의 경계 위에서 곡성의 주민들은 토란, 멜론, 가지, 고추 등 농촌의 생명력을 담은 의상을 입고 황금빛 풍경의 일부가 되어 걷는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통하는 에콜로지의 표현이다. 

 

[포스터=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농산물 의상 컨셉 2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2026년 곡성세계장미축제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과 기념사진 모습이다.

논두렁 패션쇼의 의상 제작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은 무용가이자 드랙 아티스트 ‘모어(毛魚)’로 활동해온 모지민 작가가 맡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공부한 그는 토슈즈와 하이힐, 무용과 드랙,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나들며 몸과 의상, 퍼포먼스를 통해 고정된 아름다움의 기준을 흔들어왔다.

 

이번에는 그 시선이 곡성의 논으로 향한다. 농산물과 자연의 재료, 농촌의 풍경을 패션의 언어로 끌어들이고 어린이와 시니어, 지역민의 몸을 통해 도시의 런웨이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논두렁이라는 경계 위에서 누가 모델이고 누가 예술가인지, 무엇이 의상이고 무엇이 풍경인지 그 구분마저 자연스럽게 희석된다.

 

 신용구(퍼포먼스아트), 서승아(부토), 로즈박(퍼포먼스 아트), 모지민(무용가), 국근섭(무용, 소리)이 참여하는 아트 패션쇼를 비롯해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학과의 시니어 모델들과 꿈나래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런웨이에 서며, 지역문화예술동아리 재봉교실 박지숙 회장 외 회원들은 의상 제작에 함께했다.

 

시니어 패션쇼의 크리에이티브 코디네이션은 로즈박 작가가 맡는다. 특별출연하는 박봉숙 곡성여성단체연합회장, 정성숙 대한적십자봉사회 곡성지회장, 김을남 곡성여성라이온스협회장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봉사하고 사람을 이어온 여성들이다. 이번에는 로즈박의 코디네이션을 통해 각자의 삶 속에 축적된 생명력과 농촌 여성의 아름다움을 무대 위에서 드러낸다.

 

초청 아티스트와 지역 문화예술 동아리의 축하공연은 논두렁을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허수아비 퍼포먼스 프로젝트팀은 농촌의 익숙한 풍경을 몸과 움직임으로 다시 그려내며 논과 들판 전체를 하나의 살아 있는 드로잉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모지민

농촌의 기억과 예술의 시간이 만나는 집―SIEAF 아카이브전

 

지난 9월 22일 문을 연 SIEAF 아카이브전 역시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 공간인 ‘낭만가옥’에는 예술제의 지난 기록과 곡성 주민들의 오래된 생활도구가 함께 놓여 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실험예술제의 역사라면, 목화씨를 빼내던 씨아와 무명실을 만들던 물레, 실을 천으로 짜던 베틀과 땅을 일구던 쟁기는 농촌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또 다른 아카이브다. 농촌의 노동과 생활 속에 축적된 보이지 않는 시간이 예술가들의 기록과 한 공간에서 만난다.

 

곡성은 예로부터 섬세하고 질 좋은 삼베로 이름난 고장이다. 석곡의 옛 이름 ‘돌실’과 베를 짠다는 뜻의 ‘낳이’에서 유래한 돌실나이는 곡성을 대표하는 전통 직조문화다. 곡성 정옥기 선생이 소장한 오래된 베틀 역시 사람의 손과 몸이 오랜 시간 반복해 닿으며 농촌의 생활과 미감이 만들어졌던 시간을 보여준다. 정옥기 선생은 자연주의 여성브랜드 ‘이새’의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직조와 천연염색을 통해 자연의 색과 농촌의 생활문화를 현대풍의 회화작업으로 이어가고 있다.

 

‘집에 낭만을 더한다’는 뜻의 낭만가옥에는 현재 오래된 농기구와 고재, 예술가들의 삶이 기록된 아카이브가 머물고 있다. 언제나 비워지고 다시 채워지는 달처럼, 이곳의 아카이브 역시 완결된 과거를 보여주기보다 계속 채워지고 변화하는 시간을 품는다.

이번 아카이브전의 각종 고재와 전시 컨셉에 카페 낭만가옥이 많은 역할을 담당하였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SIEAF 도깨비쌀모으기

 

도깨비와 두꺼비, 그리고 곡성 사람들이 모으는 쌀

 

곡성의 오래된 설화 속에는 사람의 간절함에 응답하고 마을을 지켜주는 존재들이 있다. 병든 어머니를 위해 물고기를 구하던 마천목에게 도깨비들이 어살을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 왜구가 섬진강을 따라 들어왔을 때 두꺼비 떼가 울어 사람들을 지키고 침입자를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2026 SIEAF는 이 설화를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겨두지 않고, 오늘의 곡성 사람들이 서로의 안녕을 빌고 마음을 나누는 공동체적 예술행위로 다시 불러낸다.

 

도깨비는 간절한 마음에 응답하고, 두꺼비는 위험을 알리고 사람들을 지켰다. 올해 주민들이 모으는 ‘도깨비쌀’에는 바로 그 두 가지 마음이 함께 담긴다. 누군가는 이웃의 안녕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소원을 위해, 또 누군가는 곡성과 섬진강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으로 쌀을 보탠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신용구 퍼포먼스

현재 레저문화센터를 비롯해 곡성지역 5곳에서 진행 중인 ‘도깨비쌀 모으기 릴레이’에는 평생교육과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지역 동아리와 단체,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스스로 축제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주민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응원하는 마음, 지역의 설화에 자신의 소원을 얹는 마음 등 저마다 다른 사연의 쌀자루가 하나둘 모이고 있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모지민 패션무용 활동 모습

심청의 고장 곡성에서 쌀은 단순한 곡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양미 삼백 석에 담긴 효와 나눔의 기억처럼, 주민들의 손에서 모인 도깨비쌀은 곡성의 안녕과 번영을 비는 마음이 된다. 10월 23일 오후 5시, 압록유원지 개막에서는 이 쌀로 빚은 술과 떡을 함께 나누며 사람과 마을, 강과 자연의 평안을 기원할 예정이다.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에코알프스 요들클럽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모지민 패션무용 활동 모습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임택준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서승아 부토
[사진=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제공] (로즈박 퍼포먼스)

“세상을 좌우하는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삶을 내거는 사람들입니다.”

 

SIEAF는 오래된 설화 속 도깨비와 두꺼비를 오늘의 삶 속으로 다시 불러낸다. 누군가는 쌀을 내놓고, 누군가는 옷을 만들고, 누군가는 논두렁을 걷고, 누군가는 자신의 목소리와 몸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모여 지역의 문화가 되고, 곡성의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총감독 김백기 예술감독이 자신의 고향 곡성에 살아가고 있기에, SIEAF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람과 사람, 예술과 농촌의 삶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2026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그렇게 곡성의 삶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

 

■ 참여문의 : SIEAF 지역협력분과 010.2344.5004

 E-mail. kopas02@gmail.com 

공식 홈페이지 www.sieaf.com  / 공식 인스타그램 @sieaf_art

 

[행사 개요]

● 행사기간: 2026년 9월 22일(화)~10월 30일(금)

● 장소: 곡성 압록유원지, 옥과 묵은숲, 섬진강 동화정원, 미실란, 빛마루센터, 카페 낭만가옥

● 주요 프로그램

 

-공연-

▪with 도깨비 & 두꺼비 / 10.23(금) 17:00 / 곡성 압록유원지

▪산소 콘서트 / 10.24(토) 14:00 / 옥과 묵은숲

▪플라워 퍼레이드 / 10.25(일) 13:00 / 섬진강 동화정원

 

-스페셜 팝업 프로그램-

▪논두렁 패션쇼 / 10.10(토) 15:00 / 미실란

▪도깨비 쌀 모으기 릴레이 / 09.10-10.17 /레저문화센터,빛마루센터,곡성농협,곡성행복복지센터, 곡성문화지소

 

-전시,학술,워크숍- 

▪2025SIEAF 아카이브전 / 09.22-10.30 / 카페 낭만가옥 

▪SIEAF 콜로키움 / 10.06 15:00 / 빛마루센터  

▪움직임치유 워크숍 / 10.24(토) 11:00 / 옥과 묵은숲 

 

 

● 공식 홈페이지 : www.sieaf.com 

● 주최: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

● 주관: KoPAS,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 운영위원회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곡성군

● 협찬: 풀무원

 

● 문의: 010.2344.5004 SIEAF지역협력분과위원 이정희

 

작성 2026.09.30 11:49 수정 2026.09.3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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