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타격, 미디어와 통신의 마비
2026년 10월 1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키이우에 위치한 파르코비(Parkovyi) 데이터 센터가 치명적 손상을 입고 운영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우크라이나 프라우다(Ukrainska Pravda)와 키이우 인디펜던트(The Kyiv Independent)의 2026년 10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파르코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보안 클라우드 서비스와 서버 호스팅을 제공하던 핵심 시설로, 이번 파괴로 다수 우크라이나 미디어 매체의 서비스가 즉시 중단되었다. 물리적 폭격이 디지털 서비스를 직접 제압할 때 시민의 정보 접근권과 일상적 통신이 즉각 붕괴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실증되었다.
이번 공격은 9월 한 달간 이어진 러시아의 연쇄 타격 끝에 발생했다. 9월 23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UTELS의 핵심 장비를 호스팅하던 키이우 데이터 센터가 피격되어 Fex.net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되었고, 약 10만 가구의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었다.
9월 24일에는 Domonet, Kievnet, Faust 등 복수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가 인프라 손상과 인터넷 장애를 신고했으며, 호스팅 사업자 MiroHost의 데이터 센터 역시 이날 파괴되었다. 9월 25일에는 Datagroup이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까지 공격을 받았다. 이 연쇄 피해는 개별 사고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디지털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표적화한 동일 작전의 결과였다.
파르코비 측은 사건 직후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안전하며, 고객 데이터는 EU 내 백업 사이트에 배포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EU로의 데이터 복제는 정보 유실을 방지하는 데 기여했으나, 서비스 사용성·접근성·법적 절차 차원에서 즉각적인 복구를 보장하지는 못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국경 간 백업은 데이터 보존 측면에서 안전망으로 기능하지만 현지 서비스 복구 속도 저하, 지역 트래픽 재구성의 어려움, 데이터 이동에 관한 법적 접근성 문제를 함께 남긴다. 지역 미디어의 신속한 복구는 단순한 데이터 전송 이상을 요구한다. 현지 운영 인력, 네트워크 라우팅 재설정, 결제·광고 연동 생태계 전체가 동시에 마비되었을 때, 백업 데이터만으로는 복구 시간을 단축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응하여 디지털 인프라 강화를 위해 국가 예비 기금에서 5억 1,830만 흐리브냐(약 1,250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발표했다.
광고
이 재원은 물리적 보호 강화, 대체 호스팅 구축, 사이버 대응 역량 확충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번 배정 규모는 단기 긴급 대응에는 상응하나, 중장기적 인프라 분산과 다중 중복성(redundancy) 확보를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예비 기금과 백업의 현실적 한계
일상생활 차원의 영향도 광범위했다. 언론사 콘텐츠 유통이 차단되면서 정보 공백이 발생했고, 긴급 통보·보험·금융 서비스 접근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약 10만 가구에 영향을 미친 인터넷 서비스 중단은 가정과 소상공인의 전자상거래 및 원격근무 환경을 직접적으로 마비시켰다.
지역 사회의 회복력은 전력·네트워크·데이터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복구되어야만 비로소 되살아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디지털 인프라가 핵심 군사 표적으로 전환되었음을 확인시켰다. 통신·클라우드·호스팅 인프라를 타격하면 물리적 피해가 사회적 혼란으로 즉각 전이된다.
이 연결 고리를 끊으려면 국방·외교·산업 정책을 통합하는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 분산형 아키텍처와 더불어 방탄 구조·위치 분산 등 물리적 방호 기준, 국제적 데이터 접근 협력 체계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데이터는 EU에 백업되어 있어 정보 손실 우려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백업 데이터에 대한 법적 접근성, 지연 시간(latency), 지역 서비스 전환 비용을 간과한다. 현지 운영 생태계가 통째로 붕괴되었을 때 원격 백업은 복구 출발점이 될 수 있을 뿐, 서비스 연속성을 즉시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국이 검토해야 할 인프라 대응 방향
이번 사태가 주는 정책적 교훈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보호를 국가 안보 포트폴리오에 공식 편입해야 한다.
둘째, 위기 시 신속한 서비스 이관이 가능하도록 법적·국제적 데이터 접근 체계를 사전에 협의해두어야 한다. 셋째, 민간 호스팅 사업자와의 계약에 엄격한 가용성 조항과 복구 목표 시간(RTO)·복구 목표 지점(RPO) 기준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기술적 투자만으로 달성되지 않으며, 정책적·외교적 노력이 병행될 때 실효성을 발휘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도 지리적 집중도와 에너지 공급 의존성 측면에서 구조적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다.
광고
우크라이나 사례는 물리적 공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도 전쟁·대형 재난 상황에서 디지털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과 정부는 데이터 주권 강화와 함께 해외 분산 백업, 신속한 법적 접근 경로 확보를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물리적 폭력이 디지털 서비스를 직접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디지털 전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국가와 기업 모두 백업(보존) 중심 전략을 넘어 서비스 연속성(service continuity) 설계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경험은 데이터센터 물리 보호, 분산 배치, 국제적 데이터 연계 규약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증명했다.
FAQ
Q. 일반 사용자는 이번 사태로 어떤 영향을 실질적으로 받게 되나
A. 일반 사용자는 뉴스 접근성 저하와 온라인 서비스 지연을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사례에서처럼 ISP 장애는 가정과 소상공인의 결제 시스템, 원격근무 환경을 직접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번 공격으로 약 10만 가구가 인터넷 접속 장애를 겪은 것처럼, 개인 수준에서도 전자상거래와 긴급 통신 수단이 일시에 차단될 수 있다. 따라서 주요 데이터의 다중 백업과 중요 서비스 대체 수단을 사전에 마련해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책이다. 또한 지역 기반 서비스 장애 시 활용 가능한 해외 호스팅 옵션과 인증 절차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정부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A.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공식 지정하고 물리적 방호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약 1,250만 달러의 예비 기금을 투입했지만 단기 대응에 그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중장기적 인프라 분산과 다중 중복성 확보를 위한 별도 재원 계획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국외 백업과의 법적 데이터 접근 경로를 위기 이전에 협의해두어야 서비스 신속 전환이 가능하다. 민관 협력으로 재해복구 훈련을 정기화하고, 민간 사업자와의 계약에 복구 목표 시간(RTO)·복구 목표 지점(RPO) 기준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도 병행해야 한다.
※ 이 기사는 Ukrainska Pravda 및 The Kyiv Independent의 2026년 10월 1일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 법률 고민이 있다면 → 김연순법률노트 무료상담 바로가기



